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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상/영상

Paul Potts 이야기




Nessun Dorma라는 곡은 일반 성악하는 성악가들 조차도 힘들어 하고
대가들도 그들의 콘서트에서 마지막 피날레로 장식하는 곡들이다.
이 곡은 익히 알려져 있고 결코 쉽지 않은 곡이라 알려져 있다.
솔직히 나도 10여 년 전에 오페라에 심취해
성악 레슨을 약 2년 정도 받은 적이 있다.
이미 대가들의 곡에도 익숙해져 있고 성악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터였다.
공교롭게도 내가 성악에 심취하게 만들었던 곡이
바로 Nessun Dorma였던 터라 더 관심을 두고 보았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온 몸이 전율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분명히 Paul은 잘 불렀지만 대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이태리어 diction이나 표현에 있어서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나를 이슬 맺히게 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첫째,
영국에는 두 번 정도 가본 경험으로 런던을 좀 벗어나면
그곳도 어느 곳과 다르지 않게 시골 풍경이다.
아마도 시청자들과 다르지 않게 나 자신 또한 South Wales에서
휴대폰 영업사원이고 그곳에서 왔다고 소개하는 Paul을
시골에서 온 촌놈(?)이라 생각했다.
둘째,
Paul이 입고 나온 구깃구깃한 양복, 다림질도 안된 것 같은 셔츠,
그리고 정리 안된 헤어스타일 등은 그 자신 스스로를
경멸과 조롱의 눈초리로 보게끔 만들었다. 최소한 TV에 나와서
오페라를 한다면 연미복을 입거나 단정한 양복을 입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고정 관념이리라.
솔직히 Paul을 보면서 “영국의 신사는 다 죽었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것은 푸치니와 최소한 시청자들을 위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셋째,
그의 우스꽝(?)스러운 치아와 뚱뚱하고 둔해 보이는 모습은
또 다른 편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완전 비호감 스타일에
자신감 없고 어수룩해 보이는 그의 외모는 그가 Nessun Dorma를
마치지 못하리라고 예상하기에 충분했다.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나 또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휴~!

이런 가운데 홀에는 곧 아름다운 푸치니의 음악이 흘러나왔고
Paul은 경멸과 멸시의 눈으로 쳐다보는 관객들을 향해
아름다운 목소리에 혼을 담아 편견과 조롱의 눈빛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곡은 마지막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달았고
Paul은 마치 그가 받았던 모든 편견과 멸시,
그리고 자격지심과 서러움을 다 토해내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리고 모두는 Paul에 의해 다운되고 말았다.
분명 이것은 아주 아주 대~~~~~반전 이였던 것이다.
경멸과 멸시의 눈으로 보았던 시선은 놀라움의 눈으로 변했고
귀를 막으려 했던 두 손은 어느새 맞부딪치고 있었다.
이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아니 그 누구도 상상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대 반전이었다.
이것은 어떠한 영화나 감동적인 드라마가 줄 수 없는
대 감동의 장면이요, 대 반전 이였다.
머지않아 내 눈가에 이슬이 맺혀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깊이 깊이 반성했다.
외모로 성급히 판단한 내 자신과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힌 내 자신을…
이틀 동안 여러 번 다시 보았다.
지금도 그의 혼이 담긴 목소리는 나의 마음을 흔들고,
그의 아름다운 미소는 나로 미소 짓게 하고,
그의 겸손함은 나로 머리 숙이게 만들고 있다.
그는 분명히 노래의 마지막 가사 ‘vincero(victory)’처럼 그는 승리자다.
그리고 나의 두 눈에는 여전히 이슬이 맺혀있다.

준결승


결승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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