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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기침의 계절… 당신의 호흡기 건강하십니까?

기침의 계절… 당신의 호흡기 건강하십니까?

《살면서 숨쉬는 일에 신경을 쓰는 일은 거의 없다. 건강한 성인은 1분에 7L 가량의 공기를 들이 마시지만 자신이 숨쉬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한다. 짧은 거리를 전 속력으로 달렸을 때나 높은 산을 오를 때, 혹은 매운 음식을 먹고 난 직후 거친 숨을 내쉴 때는 예외다.

호흡은 몸의 각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고 몸 안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전 과정이다. 사람을 살아 있도록 하는 중요한 생명 활동이지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면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평상시 숨을 쉬고 있다는 걸 느끼면 호흡이 뭔가 불편하다는 신호다.》




깊은 숨쉬기, 아침 저녁 딱 10번씩…폐 튼튼, 혈관 튼튼

호흡 곤란이 오면 호흡기 질환인지 심장병인지를 먼저 구별해 봐야 한다. 이 두 질병은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찬다는 공통점이 있다. 호흡기 질환은 가래, 기침을 동반하고 가래를 뱉고 나면 증상이 좋아지는 사례가 많다. 심장병은 누우면 숨이 차고, 앉으면 좋아지는 증상이 특징이다. 대표적 호흡기 질환인 천식은 숨을 쉬고 난 뒤 공기를 내보내야 하는데 폐로 들어간 공기가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증상이다.


건강한 사람도 가끔 ‘이상 호흡’을 할 때가 있다. 하품과 딸꾹질, 기침을 할 때다.


하품은 몸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평상시의 호흡으로 다 배출되지 못할 정도로 많아질 때 생긴다. 뇌의 호흡 중추를 자극해서 숨을 크게 쉬게 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산소를 더 많이 흡입하게 만든다.


하품을 하면 산소가 풍부한 혈류가 뇌로 많이 들어가 뇌신경세포가 활발해 진다. 하품을 뇌에 산소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품은 개나 고양이 등 대부분의 포유류 동물은 물론이고 뱀, 물고기, 새도 한다. 기린은 하품을 하지 않는다. 목이 너무 길어서 하품을 할 때 뇌로 혈류가 올라가는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딸꾹질은 호흡 근육인 가로막이 불규칙하게 경련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딸꾹질이 멈추지 않을 때는 숨을 내쉬고 나서 배에 힘을 주면 좋아지기도 한다.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상 호흡’ 가운데 기침은 질환과 가장 가까운 증상이다. 건강한 사람이 기관지에 쌓인 찌꺼기를 배출하기 위해 기침을 할 때도 있지만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때도 있다. 특히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다. 만성 기침의 원인은 천식, 위식도역류, 만성기관지염 등이다. 드물게 폐암이나 복수에 물이 찼을 때도 기침을 한다.


호흡은 살아 있다는 징표지만 자신도 모르게 10초 이상씩 호흡을 멈추는 사람도 있다. 잠자는 동안 기도가 막혀 호흡을 못 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다. 잠시 호흡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지만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 호흡을 멈추면 자신도 모르게 잠에서 깨고 그렇게 되면 다시 숨을 쉰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숙면을 취할 수 없다.


호흡만 잘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호흡을 잘하면 폐를 젊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호흡을 관장하는 기관인 폐를 몸 전체를 지배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한다. 폐가 건강해지면 전신이 변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요가 체조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도 정확한 호흡법이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폐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그리고 깊게 숨을 쉬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5초 이상 숨을 들이쉰 다음 7초 정도 숨을 내쉬면 된다. 하루 종일 이렇게 깊은 숨을 쉬기는 쉽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서 10번, 자기 전에 10번씩만 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깊이 숨을 쉬면 코 부위에 있는 산화질소가 폐로 운반되어서 폐와 혈관 기능이 좋아진다. 깊은 숨은 몸에서 독소를 제거하는 림프계 순환도 향상시켜 준다. 또 몸을 이완시켜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숨쉬기만 잘해도 더욱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2007년 12월 20일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