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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食" 에 대한 지식

유산균 음료를 왜 먹지...

 건강한 생활은 건강한 먹을 거리에서 시작된다.

 우리 선조들은 음양의 조화를 잘 지켜서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특별히 보양식이나 약을 먹
지 않아도 요즘 사람들보다 건강하게 살았다.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패스트 푸드
니 빵이 밥을 위협할 만큼 식탁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는 애기를 들을 때마다 허약한 아이들
을 만드는 요즘의 먹을 거리 문화가 걱정된다.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먹을 거리 중에서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유산균 음료수다. 건강을
위해서 유산균을 마신다고 하지만 광고에서도  밝히듯이 마시는 유산균은 장에서  죽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유산균 음료를 마시는 것인지.
 김치, 된장 등 발효식품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내에 유산균을 많이 지니고 있
다. 10일 동안 김치를 안 먹어도 체내에 유산균이 그대로 살아 있다고 한다. 장으로  들어간
유산균이 죽는다면, 그것은 원래 내 몸속에 있던 유산균과  마찰을 일으켜서 소멸하는 것이
다. 마치 땅에 인위적인 미생물을 넣어주면, 원래 살고 있던 미생물들이 괴로워하는 것과 같
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사람치고 된장과 김치 없이 사나흘  이상 밥먹고 지내기 쉬운 이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아니 김치를 한두 끼만 걸러도 참기 힘들다는 이들이 태반일 것이다. 여름의 장담그
기와 겨울 김장은 우리 살림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였다. 아무리 가난한 집도 이 두
가지는 빼놓지 않고 했다.
 김장은 우리의 구수한 인정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습을 만들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한
집에서 5인 가족을 기준으로 배추 100여 포기 정도는 너끈히 담갔다. 거기에 동치미, 총각김
치, 깍두기까지 어우러졌다. 누구네 김장하는 날은 동네 아낙들이 모두 몰려들어 한바탕  시
끌벅적한 잔치 기분을 내기도 했다.
 장에는 집안의 흥망을 예견하는 속설들이 많이 얽혀  있다. '집안이 망하려면 장맛이 변한
다'는 속담이 있다. 또 '한 고을의 정치는 술맛으로 알고 한 집안의 일은  장맛으로 안다'는
말이나 집안 식구가 죽는다든지 몹쓸 병에  걸리는 해에는 장에 벌레가 생기고  변질된다는
속설도 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장담그는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또 은근한 장맛을 제대로 내려면
여간 까다롭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  그 까다로운 과정을 잘 통과
해서 장맛이 제대로 나면 그 해는 집안에 별일이 없이 무사한 것이고, 중간에 잘못된다든지
맛과 색깔이 변하면 동티가 나는 것으로 여긴 것은 뿌리깊은 농경문화와도 관련이 있을 성
싶다. 그만큼 농사짓는 일이나 집안 살림 챙기는 일에 정성을 다한 이들이 우리 선조들이다.
 우리의 김치와 된장에는 항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암을 정복하고
치유하지 못하고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암이라는 병마와 싸워야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김치나 된장을 만드는 배추, 콩이 재배 단계에서부터 건강한 먹을 거리로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운 정지법, 화학 비료, 농약 살포, 비닐로 둘둘 감아서 뿔리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재배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화학 농법이 자연을 망치고 먹을 거리를 병들게 하기 이전에는 김치나 된장의 항암 효과가
확실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농약을 치지 않은 무공해 콩과  배추를 이용해서 발효 식품을
담그도록 권하고 싶다.
 나는 육식을 거의 하지 않고 채식만 하면서도 의료보험증을 만들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
을 만큼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소식과 무공해 채소들이 내 건강을 지켜준 것이다. 농기계
를 수리하다가 상처가 나도 소독약을 바르기보다는 미생물들이 왕성하게 살아 있는  논물로
씻어내리면 금새 피가 멎고 새살이 돋는다.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믿기 힘들 수도 있겠
지만 깨끗한 무공해 자연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치유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자연을 이용해서 병을 치료하고 예방했다. 현대 의학이 발달하면서 이런 것
들이 민간 요법이고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배척받아 왔지만, 나는 선조들이 즐겨 사용했던
민간 요법이나 식이 요법들을 대할 때면 여기에 현대 의학 못지 않은 과학적인 원리가 들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나마 요즘은 대체 의학이라고 해서 조금씩 그 과학성을 인정하
고 현대 의학으로 도입하려는 시도들이 보여서 반갑기도 하다. 우리 옛것은 무조건 낡고 비
과학적이고, 서양에서 들여온 외래 의학만이 최선이라는 편견에서 이제는 한 발짝 비켜서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았으면 한다.
 병을 만든 후에 치료하는 문화가 아니라, 식생활 전반에  변화를 가져와서 아예 병을 만들
지 않는 문화를 키워야 한다. 이런 방법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농약에 오염되지 않은 먹
을 거리를 만들고, 소식하고, 자연의 맑은 정기를 마음껏 받아들일 수 있는 생활 문화를  만
든다면 말이다.



출처:http://myhome.dreamx.net/manda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