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비밀리에 사내 연애를 해온 두 주인공이 밀월여행을 떠났던 곳을 기억하시나요? 이병헌과 김태희가 함께 스키를 타고 노천욕을 했던 그곳, 바로 일본의 ‘아키타’입니다.
▲ 나무 위까지 가득 쌓인 눈, 어느 곳을 둘러봐도 눈이 가득입니다
겨울의 아키타는 사방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그야말로 눈의 나라입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순백의 눈들과 웅장한 대자연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깨끗해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죠.
일본 내에서도 하얀 피부의 미인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진 아키타는 온천은 물론 쌀과 술이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쉼 없이 샘솟는 온천수와 겨울이면 차고 넘치게 내리는 눈 덕분에 온천과 스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겨울 여행지죠.
아키타는 300여개가 넘는 온천이 위치한 온천 천국입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부터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탕치탕까지 목적에 맞는 맞춤형 온천욕이 가능하죠.
그 중에서도 센보쿠에 위치한 타마가와(玉川溫泉) 온천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온천수를 자랑합니다. 지하 1700m의 치치부 고생층에서 라듐과 같은 방사능 물질이 녹아있는 섭씨 98도의 뜨거운 온천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데, 초당 150ℓ씩 쏟아져 나오는 용출량과 pH1.1 정도의 강한 산성도는 일본 최고라고 하죠. 덕분에 난치병을 고치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많은데, 요양을 위해 장기투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겠죠?
▲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산성도를 자랑하는 타마가와 온천
타마가와 온천 근처에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10배 이상의 방사능을 가진다고 알려진 북투석(北投石) 퇴적물들이 있습니다. 일본의 국가지정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북투석 바위에는 자연방사선으로 병을 치유하기 위해 암반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약돌 찜질 정도로 표현하면 될까요? 이 북투석은 대만의 신베이터우 온천과 이곳 아키타의 타마카와 온천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 번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죠?
▲ 산기슭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의 묘미
이 밖에도 미즈사와 온천은 아키타를 대표하는 유황온천으로 다자와호가 내려다보이는 고마가타케 기슭에 위치하고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아키타현에서 가장 큰 다자와호 스키장이 있어 레포츠와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죠. 유황성분이 강하여 귀금속이나 장신구를 착용하고 온천욕을 할 경우 변색될 수 있으니 주의는 필수!
슬픈 사랑의 전설, 다자와호
일본에서 가장 수심이 깊다는 신비한 호수 ‘다자와호’도 아키타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둘레가 약 20km로 그냥 보면 바다 같이 느껴질 정도로 큰 이 호수는 정말 해변처럼 호수 주변에 모래사장까지 있습니다. (물론 겨울에 눈이 오면 볼 수 없지만 ^^) 다른 점이라면 정말 물이 맑다는 것? 여름에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좋고 겨울에는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죠.
호수 위쪽으로는 호수를 바라보며 묵을 수 있는 호텔과 산책하다가 잠시 쉴 수 있는 찻집들이 있고, 호수 서쪽에는 호수의 수호신인 용이 되었다는 ‘다츠코 히메’의 전설을 담은 동상이 서있습니다.
▲ 슬픈 전설을 간직한 다자와 호수의 다츠코상
전설에 따르면 다츠코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신비의 샘물을 마시고 마법에 걸려서 다자와 호수를 지키는 용이 되고 그녀를 사랑하던 타로는 멀리 떨어진 도와다 호수를 지키는 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자와 호수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데, 그것은 이 둘이 겨울마다 만나 사랑을 나누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아이리스에서는 사랑하는 둘의 슬픈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아름다웠다던 다츠코를 표현한 듯 눈이 부시게 빛나는 이 황금빛 동상은 일본을 대표하는 조각가인 후나코시 야스타케가 제작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최상의 설질, 스키어들의 천국
다자와 호수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아키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다자와호 스키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웅대한 산을 등에 지고,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라고 불리는 다자와 호수를 바라보며 활강하는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죠.
▲ 뒤로는 웅장한 산, 앞으로는 확 트인 호수, 이보다 더 좋은 조화가 있을까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16개의 슬로프, 눈이 많이 내리는 곳답게 100% 천연 눈으로 이뤄져 최상의 설질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인데요. 우리나라와는 달리 4월까지도 개장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답니다.
아키타에 갔다면 광활한 설원에서 드라마 속 이병헌과 김태희처럼 멋진 그림 하나 만들어보세요. 물론 신나는 스키 후에 온천으로 근육을 풀어주면 다음 날도 끄떡없겠죠?
눈 집 속에서의 추억, 가마쿠라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아키타 내에서도 최고의 적설량을 자랑하는 요코테에서는 매년 2월 가마쿠라 축제가 열립니다.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가마쿠라는 물의 신에게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로 쌀로 유명한 아키타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행사죠.
▲ 눈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속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답니다
가마쿠라의 크기는 보통 가로 3.5m, 높이 3m 정도인데 밤에 램프를 켜놓으면 꼭 동화 속 요정의 집 같은 모습입니다. 백여 개가 넘는 눈 집이 빛을 밝히며 모여있는 모습, 상상만 해도 아름답지 않나요?
아키타 시내에 가보면 역에서 5분 거리에 <요네시로>라는 이자카야가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방송 직후부터 포탈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아이리스의 ‘사탕키스’ 촬영 장소라는 사실! 연인과 함께 떠났다면, 현지에서 달콤한 사탕키스 한 번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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